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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코벤트가든문학상 대상, 임석순 "씨 묵은지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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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옥
기사입력 2021-05-05

 

▲ 임석순 시인     ©강원경제신문

씨 묵은지의 침묵 / 태안 임석순

 

먹먹한 가슴을 풀어 헤치면

편안한 마음이 찾아올까 싶어도

세상이 덧없는 것을 알기 어렵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모여 살지만

인맥과 코드를 우선시하여 처리하고

불에 닿으면 없어질 나일론 줄을 좋아한다  

 

뚝배기보다 장맛이 좋은 것을 알면

김치는 오래도록 두고 먹어도 좋은데

씨 묵은지는 침묵의 외침이 가득하다  

 

겉모양만 크리스털로 포장되어

썩고 부패한 맛없는 음식을 넣어두고

화려한 컬러로 덕지덕지 색칠한다  

 

곰삭은 묵은지가 버젓이 남아 있는데

역겨운 시궁창 냄새의 파김치는 활개를 치고

크리스털로 포장되어 누구도 알지 못한다  

 

아첨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뚝배기에 담긴 묵은지는 찾을 길 없고

파김치는 크리스털 용기에 넣어 잔치한다  

 

크리스털로 만들어 놓은 파김치의 썩는 냄새,

코가 아플 지경으로 진동을 해도

강 건너 불구경하는 한심한 우리들.    

 

 

《심사평》 봄 들, 바람도 무겁다. 마음은 지독한 한기로 설움을 삼켜야 하는 일이 많은 시절이다. 사람들의 눈썹은 붉으레 푸르레 젖는다. 하지만 감정마저 냉하지는 말아야 겠다고 소망만은 잃지 않고 싶다. 하루의 통증이 한심하다. 하지만 모두 독백속에 청량한 귀조차 이면에 사위어 든다. 탐하여도 유혹은 허울임을 속히 벗어야는데, 한시절 풍미에 들지 말일이다. 사람이 먹고 살기 위한 하루는 불특정 다수들의 일반은 성실할 뿐이다. 열심히 살아간다는 것이다. 인간 세상의 평범이다. 그렇게 살아가며 나름의 성공하는 꿈을 꾼다. 척도는 다를지라도. 그런데 세상은 그리 녹록한가! 그렇지도 않는게 실제이다. 이 실제란 치졸한 경쟁 으로 사회에서 살아 남으려 안간이다. 인연이라는 계략으로 속 마음을 숨겨가며 버티고 있다. 학연 지연 등의 연줄을 찾으며 권모와 술수는 참혹한 낭패로 세상을 들썩이기도 한다. 난무하는 시기와 질투로 안간힘을 쓴다. 갖은 허위 유포로 인륜적 범죄의 구렁텅이에서 남몰래 허우적이는 하수, 잠시잠깐의 화려한 비상에 붉은 눈으로 변하는 자아를 상실하는데 아뿔사, 못 느낀다. 진정한 실력보다는 잘못을 상대에 덮씌우며까지 앙칼로 물든다. 세상살이라지만 그렇다. 그러다 보니 본연의 실력과 능력보다도 또 다른 꼼수와 시기 질투를 동반한다. 겉만 번지르하게 포장하여 음해한다. 사악한 마음이 생겨나면서 주변의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친다. 스스로 삶을 지쳐가게 하는 현실의 하수들이 안타깝다. 시인은 굳이 이면을 감추지 않은 직설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그러던 시는 아름다울 꽃들이 비루한 잔치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한탄을 읊는다. 유리의 성을 만든 우거진 마음들에 실없이 외형의 멋에서 너울 쓰지 않기를 바람이다. 화려함을 탐하는 꽃눈마저도 능욕으로 시퍼렇다고 함일까! 여명, 하얀 숨결이 온정을 찾으련다. 시인의 애가 유릿결에 흐른다. 미약한 생에 꿈틀거리는 몫젖이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은연의 희망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맺음새 짓기를 바라보는 애통이다. 임석순 시인의 호(號)는 태안(泰安)으로 충청남도 태안 출생이며, 아산에 거주하고 있다. ISO 9001/14001 국제심사원(Auditor)으로 삼성디스플레이㈜ 재직중 2014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대전충남지회 정회원, (사)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원, 21문학시대문인협회 정회원, 토지문학회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2019년 대한문인협회 한국문학 올해의 시인상, 제7회 짧은 시 짓기 전국공모전 동상 수상, 2020년 대한창작문예대 경연대회 동상을 수상하였다. 저서로는 시집 "계수나무에 핀 련꽃"과 공저로 문학 어울림 동인지 제2집, 푸른문학 2018 가을호/겨울호, 푸른문학회 푸른詩 100선 제3집, 2019 귀천엔솔로지 동인지, 천상병문학제 제10회 산천재 시화전 등 이 있으며, 가곡 작시<설악산>, <까치밥>이 음반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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