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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제국(15)

詩가 있는 詩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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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식
기사입력 2021-04-30

 

▲     ©정완식

 

반짝이는 예쁜 돌을 주워 
내게만 예쁜 미소 보내준 그녀에 건네고 
기린을 닮은 친구가 따 온 체리와 바꿨어 

 
커다란 차돌 깎아내 동그란 조각을 하고  
움막 앞에 수호신처럼 정성을 쌓으면 
때로는 생명같은 음식이 되어주기도 했지 

 
그 시절은 뉘나 부지런하면 같이 좋았는데 
행복을 시기하는 게으른 인간들은  
순수를 침탈하며 전쟁을 일으켰어 

 
입을 거리  먹거리  잘 거리를  
손수 만드는 

능동형 사람들에겐 조금만 가져가라 하고 

 
시키고 하게 하는 
사역형 사람들은 더 가져가는 
너는 정의의 배신자 

 
-  돈 -  

 

16. 돈의 전쟁 

 

 
매년 적지 않은 영업 흑자를 내며 
성장을 거듭하던 기현자동차는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온 외풍에 동맥경화 
라도 걸린 듯이 자금줄이 막히고 

 
다방면으로 필사적인 몸부림을 쳐 봤지만 

스스로의 한계만을 절감하며 

주저 앉아야 했다 

 
직원들은 주춤거리는 판매회복을 위해 

자진해서 적금을 깨고  빚을 내어 

회사의 신차를 사주었고  

 

정기적으로 나오던 모든 성과금을 반납하고 

월급마저도 30%를 반납하며 

회사의 회생을 도우려 했지만  

 
여기저기에서 밀려 들어오는 자금 상환 요구를 

감당해 낼 수가 없어 모두 헛수고로 끝나고 

직원들은 빚만 늘었다 

 
직원들은 펜대를 놓고, 작업 공구를 놓고 

사무실과 생산 현장에서 뛰쳐나와 

거리에서 판촉행사를 하기도 하고 

 
서울역으로 나가 지나가는 시민들을 붙들고 

국민의 기업을 국민들께서 지켜주십사 

읍소도 했지만 

 
IMF라는 국가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일개 기업만을 위해 나서 줄 정치인도 없었고, 

 
외환 위기에 제 코가 석 자인 금융권도 

 
재벌들이 경재계를 다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벌이익을 대변하는 전경련이나 각종 

경제단체에서도 다 내 일처럼 나서는 곳은 

없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고 돌이킬 수 없었다 

 
결국 기현자동차는 자력회생을 하지 못하고 

자금난에 시달리다가 법원에서 회생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법정관리 체제로 들어갔다 

 
주거래은행의 추천을 받은 장관 출신의 

법정관리인이 취임 일성으로 건실한 회사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며 실낱같은 희망을 

직원들에게 설파하기도 했지만 

 
그 이후에도 바람은 멈추지 않았다 

 
청산이냐 매각이냐를 놓고 저울질하던 법원과 

채권은행은 회사의 존재 자체를 없애 

버리는 청산가치보다는 

 

기현자동차의 자산과 기술력, 맨파워를 

감안할 때 잔존가치가 훨씬 더 높다며 

다른 자동차회사로의 매각절차를 진행했다 

 
매각은 많은 언론과 지식인들이 애초의 소문대로 

거대한 음모와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니 

그 소문에 따라, 머쟎아 삼수자동차에 매각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자존심에 한 번 상처를 받은 직원들이 다시 

술렁이고 언론은 찬성과 반대의 의견으로 

갈리며 충돌하더니 대안으로 외국계 자동차 

회사에 매각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결국 기현자동차는 삼수자동차도, 미국의 

메이저 자동차회사도 아닌 MH그룹에 

인수되었다 

 
윤부장이 말을 잇는다 ​

 
“저희 재무 쪽은 다 아시는 것처럼 이래저래 자금난에 쪼들리는 것 말고는 특이할 게 없습니다.  

 
회사 사정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늘어나는 업무량 때문에 나를 비롯해서, 파견지원 나온 재무 쪽 한방 주재원들이나 관련 자료를 대응해 주는 타 부문의 주재원들에게 미안할 뿐이지요.  

 
자금은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거기에 맞춰 운영하면 되고 협력업체의 압박에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시간을 벌고 있습니다. 

 
특이 사항으로는 중국의 외환관리법 때문에 그동안 매년 이익잉여금중 한방에 배당된 자금을 한국에 다 송금하지 못하고 여기에 따로 예치해 놓은 자금이 좀 있는데, 

 
중방 측에서는 무언중에 그 돈을 자기네들 협력업체에 밀린 대금으로 풀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터무니없는 압박을 하고 있습니다. 

 
그 돈은 매년 이미 결산회계 처리되어 법인회계에서 빠져 있기 때문에 여기 중국법인과는 전혀 상관없는 돈이라는 것을 저들도 알고 있으면서 억지를 부리고 있는 거지요.” ​

 
동방이나 상달그룹의 경우는 여기 중국법인의 결산이 끝나고 나면 이익잉여금의 처분 결정에 따라 자기들 몫을 꼬박꼬박 다 챙겨갔다 

 
그러나 중국의 외환관리법은 기현자동차 중국법인과 같은 외투기업이 자국으로 돈을 송금시키기 위해서는 관련 서류나 근거자료가 명백하지 않으면, 또는 근거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송금을 가로막거나 금액을 제한할 수 있도록 교묘한 장치를 해놓고는 대놓고 송금을 하지 못하도록 억지를 쓰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수익이 많이 나서 배당을 많이 받고 그 수익을 본국으로 송금할라치면 수익이 많이 난 이유를 캐며 
세금탈루나 직원들에 대한 임금 착복이 없었는지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겁박하고 

 
중국에서 번 돈이니 중국에 재투자하라며 노골적으로 요구를 하기도 했다 

 

 

註 : 본 시소설은 가상의 공간과 인물을 소재로 한 픽션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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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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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ㄷㄱ 21/05/04 [09:45]
실화를 소설화 느낌~!! 잘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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