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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라 감성이 있는 풍경-손톱의 낮잠 / 김미정

시 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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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해
기사입력 2020-12-22

                             

  © 박선해

 

손톱의 낮잠 / 김미정

 

손가락 끝에도 길이 있을까

손톱이 길어졌다

 

기억나지 않던 기억이 살아났다

새벽이 오기 전에 깨어나는 새의 심장처럼 손금이 요동친다

 

제때 깍지 못한 손톱

어제 자라 난 길이보다 오늘 자라는 길이가

더 긴 사연을 찾아 내일을 자극한다

 

내 속에서 걸어 나온 손톱이

내 것이 아니라는 표정으로 떠 있는 낮달

 

물컹했던 통증의 내부

그때마다 만나는 눈물의 염도

길보다 더 길게 자라나 하늘을 단단하게 포장하는 시간

 

손가락 끝에서 심장이 뛴다

천천히 당신이 보인다.

 

♤초록 김미정 프로필

<시현실> 등단

시산맥 영남시 동인

신정문학&문인협회 이사

김해문인협회 회원

토지문학회원

 

♧시 감평 / 시인 박선해

염도는 생명줄이다. 시인은 어느 한날, 강인한 생명력을 들여다 봤다는 것이다. 땅과 대지속에 흐르는 하늘도 몸과 함께 하던 자연이 따르게 마련이다. 시인은 알고 있다. 결국 내것이 아닌 그 한 자연에서 영혼속에 점령자로 뿌리 내려 있다는 것을. 시는 녹녹한 회상에 든다. 자연에는 호감가는 달달함으로

푹 녹여 좋은 기운을 사라지게 하는 어떤 가압이 있다. 짭잘 씁쓰레함으로 고통스런 몸속의 불순물에 파고들어 나쁜 기운을 빼내어 주는 호압도 있다. 그러한 힘줄을 타고 잇는 통로는 뻗어난다. 길이 난다. 잔여로 생기던 매개체는 우리가 정리할 몫이다. 그 생명줄에도 각오가 생긴다. 불면이 늑골로 오르고 통증이 심장을 압박하여도 희미한 모퉁이가 아름다울 수 있는 시간을 만든다. 흠뻑 마신 시간의 긴장감은 공중으로 고요를 내어 다스린다. 시인의 손톱 끝에는 붉어져가는 전생의 기억처럼 심장이 하늘 통로로 각인되어 있다. 어떤 당신이 봄날의 춘몽처럼 노곤한 낮잠속에 어룽 드리운다. 시에서 부유하는 향기가 충만한 행복처럼 나른하다. 손톱 끝에서 맑은 하늘을 유영하는 구름으로 창을 낸다. 무디어가는 생애라도 그래서 힘이 되어 좋다.

  © 박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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