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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라 감성이 있는 풍경-늦가을 / 민홍철

시 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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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해
기사입력 2020-10-27

                           

  김해 갑 국회의원(정치인)© 박선해

 

늦가을 / 민홍철

 

이파리의 얼굴은

북쪽에서 온 바람이 뺨을 때려 온통 멍들었다

여린 조각 구름은

차가워진 하늘 끝에서 하얗게 떨고 있다

박새 한마리는

비단 누더기를 걸친 산속에서

하릴없이 나무의 손을 잡고 씨름하고 있다

마을 어귀 초가집 굴뚝은

저녁 짓는 희뿌연 호흡을 가쁘게 토해 내고 있다

 

붉은 노을이

살폿이 전봇대위에 자리 잡으면

어느새 여름날의 그리움

살짝 얼굴을 내민다

눈동자엔 파란 추억이 여울져 그려지고

귓전에선 뜨거운 사랑이 성큼성큼 달려 온다

 

시간의 상심은 또르르 구르고

긴 머리 아가씨는

아스팔트에게 발로 키스하며 가는데

빨간 구두 코끝에는

바스락 웃는 갈색 신사가 질투하며 앉아 있다

늦가을이 겉으로는 쓸쓸하지만

또다른 생명을 노래한다

그래서 마지막 남은 낙엽은 땅으로 진다.

 

♤민홍철 프로필♤

김해 갑 국회의원(정치인)

 

♧시 감평/시인 박선해♧

'박새 한마리는 비단 누더기를 걸친 산속에서' 상.하 좌.우 대.소 작은 몸통으로 차이없이 날아 다닌다. 겨울을 견뎌오는 박새의 등장으로 세파속에서도 건사하는 상징성을 본다. '하릴없이 나무의 손을 잡고 씨름하고 있다.'는 빈부속의 애닯은 민생을 돌봐야 하는 사명을 타고 난 것인지도 모를 어떤이들의 모습이다. 어쩌면 어안없이 일어나는 현실에 닥치는 희망을 위한 전전긍긍을 풀어나가기 위한 여유일지도 모른다. 성장을 위해 헌신과 희생을 함께 혼신할 누군가가 지금의 재난 환경 곳곳에도 있다.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생명의 존중을 위해 숙명처럼 예정되어 가는 박새의 운명적 희생을 읽는다. 누군가는 성장기의 유복하지만은 않았을 표현의 자화상일까! 시대가 빚은 일반적 가난속에 성장함을 표현으로 자신을 버리고 혼자만을 위해 살지 못하는 어떤 생애가 나타나 있다. '초가집 굴뚝'은 산속에서 뗄감을 해오는 가부장의 할 일에 역할을 주었다. '저녁짓는 희뿌연 호흡'은 시대적 아녀자의 부엌 소리를 듣는다. 현실적 생존해 가는 삶이다. 먼데서 그리운 정이 불쑥 손짓할 것만 같다. 그 때는 잘 있다고! '시간의 상심은' 부터 '질투하며 앉아 있다.'까지는 늦가을을 생동감과 색채감 있게 묘사했다. 그냥 감성에 젖어 썼을 것같은 시에서는 뛰어난 표현적 기법이 천성적으로 타고났음이 보인다. 그래서 시는 순수한 낭만이 외려 고요한 회화다. 쓸쓸한 광경을 잘 지은 마지막 구절에는 인자함과 유덕함을 지녀 낮은 곳으로 임하는 윤회의 꿈을 담았다. 세상을 향한 애틋하고도 절실한 희망을 부르는가! 

"늘 응원합니다."

  © 박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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