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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장편소설 <헬로! 나이팅게일>을 출간한 소설가 김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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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우 기자
기사입력 2019-03-13

요즘 간호사 인권 처우개선 문제와 간호사 태움으로 인한 자살사건들이 연일 사회에 아픈 충격을 주고 있다. 거기에 119구급대원들의 육체적 감정적 고된 노동도 한결같이 뜨거운 감자다. 이 시기와 맞물려 간호사인권 처우개선 문제와 119구급대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문제를 사실적으로 다룬 메디컬 장편소설 <헬로! 나이팅게일>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다급한 순간에 요구조자와 함께 생사를 넘나드는 119구급대원들과 국내 대다수 병원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간호사들에 대한 인권 처우개선을 외치는 소설이며 2019년 도전한국인 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김명희 작가를 만나 작품 이야기를 들었다.

 

▲ 김명희 소설가     © 김철우 기자


 
1. 현재 대한민국 간호사들과 119구급대원들에 관해 설명을 부탁합니다.

 

간호사들과 119구급대원들은 사람의 위급한 생명을 간호하거나 구조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119 응급조사 중에는 간호 의료면허증을소지한 이들도 많습니다. 또는 간호사로 근무하다 너무 힘들고 적성에 맞지 않아 응급구조사로 옮겨가는 이들도 더러 있습니다.

 

우리나라 간호사들은 OECD 국가 중 가장 최악의 근무환경 속에 처해있습니다. 간단한 예로 간호사 한 사람당 책임져야 하는 환자 숫자만 비교해 봐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은 간호사 한 명이 매일 담당하는 환자 수가 다섯 명입니다. 일본은 간호사 한 명이 환자 일곱 명을 담당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매일 간호사 한 명이 무려 이십 명에 가까운 환자를 담당합니다.

 

우리나라 유능한 간호사들이 고국을 떠나, 의료 환경 쾌적하고 임금도 의사에 준하면서 인격적으로 대접받는 국제간호사로 가려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간호사들과 외국 간호사들이, 환자를 보살피고 간호할 수 있는 시간적 환경적 격차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미국과 일본 간호사들이 환자 한 사람을 세 번 네 번 가서 돌보고 보살필 시간에 우리나라 간호사는 단 한 번 환자를 제대로 살펴보기조차 어려울 만큼 시간에 쫓깁니다. 우리가 다 알듯이 아픈 환자들은 극심한 고통과 불편을 수반합니다. 이것은 누구를 배려하고 기다려 줄 여력이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간호사들은 의료진이나 환자나 보호자들이 부르면 최대한 빨리 달려가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런 살인적 노동이 반복되면서, 대한민국 간호사들은 여유 있는 한 잔의 커피는커녕 물 한 모금 마실 시간도, 식사를 제때 하거나 화장실조차도 편히 갈 수 없습니다. 그렇게 되니, 간호사들은 만성이 된 육체적 질병과 정신적 스트레스와 우울증은 단골 지병이고, 이 외에도 고질적인 요통과 신장염과 족저근막염, 신경성 위장병, 3교대 근무로 인한 심한 불면증 등등 각종 질병을 안고 약으로 버티며 노동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규간호사들이 들어오면 그들을 임상에서 한 사람의 유능한 간호사가 될 때까지 모든 것을 가르치고 전수하는 것도 경력간호사들 몫입니다. 실정이 이러니 우리나라 간호사 한 명은, 이미 맡겨진 환자 이십 명과 공부만 했을 뿐 아직 환자 생명과 임상에 대한 경험이 없는 신규간호사까지 경력 간호사들의 책임으로 돌아갑니다. 만약 이때 신규간호사의 임상 실수로 환자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날에는, 엄청난 후폭풍이 발생합니다. 담당자인 경력 간호사가 모든 책임져야 하는 업무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니 자신의 몸 하나조차 생리적 문제로 화장실 가는 시간조차 만만치 않은 경력간호사들은 밀린 업무와 환자와 보호자들과 병원 측 컴플레인에 시달리면서 악으로 버티게 되는 실정입니다. 사방에서 들어오는 호출과 압력과 항의와 신음에 이끌려 뛰어다니는 경력간호사들, 그들에게 짐이 되고 걸림돌이 되는 신규간호사들에게 환자 처치법을 친절하게 설명하거나 가르칠 시간적 정신적 여유는 이미 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간호사들은 끝없는 과로에 지쳐가고 의욕은 바닥인 상태에서 신규간호사의 실수에 관대하기 어렵습니다. 거기에 또 하나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업무 특성상, 교대시간이면 무척 세밀하고 정확한 인수인계가 필수입니다. 그것에 할애되는 시간만 해도 출근과 퇴근 인수인계에 소비되는 시간이 하루 평균 2시간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병원은 이 근무시간을 정당한 근로로 치지 않아서 수당이 전혀 없거나 아주 미비합니다. 그런 무보수 임금 문제도 간호사들에게 의욕 저하와 사명감 저하를 불러옵니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이 모든 것이 결국 당신과 내 가족이 아파 병원 갔을 때 간호사들에게 간호받아야 하는 환자 안전과 생명에 직결된다는 치명성입니다.

 

119 응급조사들 삶도 들여다볼수록 만만치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과 가족을 돌볼 시간도 없이 타인과 이웃의 아픈 환자들을 향해 밤낮으로 달립니다. 소설 속 현대식 구급대장은 말합니다.

현장에서 생사를 다투는 환자가 내 가족이라 생각해봐. 그럼 빨리 안 갈 수 없을 거야.”

그런 속에서 고맙다는 말은커녕 구타와 폭언과 성추행까지 남발하는 주취 요구조자들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호소합니다. 얼마 전에도 응급구조사가 술에 취한 요구조자에게 머리를 구타당해 뇌출혈로 사망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통탄할 일은 이런 일이 지금 이 시각에도전국에서 심심치 않게 자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 출간 된 책 <헬로! 나이팅게일>     © 김철우 기자

 

2. 메디컬 장편소설 <헬로! 나이팅게일>이 나오기까지 과정을 소개해 주세요.

 

딸이 20192월에 간호학과를 졸업합니다. 며칠 전 간호면허국가 고시를 치렀습니다. 딸은 오랜 기간 과별로 다양한 병원 실습을 하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딸아이를 통해 간호사 선배들의 상상 못 할 태움과 무보수 과로와 심각한 인권추락에 대해 전해 들었습니다. 그것은 전국 모든 가정의 자식들 이야기였고, 내 딸의 슬픈 앞날이기도 했습니다.

 

나는 불안과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러면서도 설마 태움이 심해도 그 정도겠는가 했습니다. 간호사 일부의 잘못된 인성이 태움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심각성은 내 상상을 초월했고, 간호사들의 인성결함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한시라도 누군가 손을 쓰지 않으면 앞으로 끝없이 자살이 이어질지도 모를 만큼 현실은 심각했습니다. 다급한 마음에 간호사들이 모여 있는 여러 곳을 검색해 찾아다녔습니다. 그들에게, 더도 덜도 말고 있는 그대로의 간호 임상 현실 이야기들을 증언해 달라 요청했습니다.

 

내가 몰랐던, 내가 경험할 수 없었던 일들이 김명희 간호 메디컬 집필전용 단톡방에 쉴 새 없이 도배되며 올라왔습니다. 나는 그 충격적이고 가슴 칠 사연을 들으며 많이 울었습니다. 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책을 써서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처음 3개월은 울며 썼습니다. 눈물이 너무 흘러 자판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때마다 눈물을 닦고 심호흡을 하면서 써내려갔습니다. 모든 스토리는 간호사들이 단톡방에서 들려주는 자신들의 경험담이었습니다. 원고 집필이 절반을 넘어가는 동안, 출판에 관한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여건이 넉넉지 못했던 나는 과연 이 책을 어떤 과정을 거쳐 홍보도 하고 집필비용도 해결할 것인가 고민했습니다. 소울박스 출판사 이재흔 대표와 며칠씩 밤새워 회의했고, 그러다 발견한 것이 스토리펀딩이었습니다. 나는 쾌재를 불렀습니다. 출판 비용도 해결하고, 사회 각계각층 사람들에게 펀딩 후원을 요청하면서, 이 소설이 반드시 지금 나와야 하는 필요성을 알리는 길도 되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원고를 집필하면서 동시에 스토리펀딩 프로젝트까지 직접 플랜을 짜고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난생처음 접해보는 프로그램이어서 무척 어려웠지만, 시일을 최대한 앞당겨야 한 명의 간호사라도 살린다고 생각하니 그런 어려움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병원 태움과 자살 사건은 계속 뉴스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나는 더욱 서둘러 밤낮으로 집필했고 백여 명 후원자들이 책 제작비용을 후원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첩보전을 방불케 하면서 드디어 <헬로! 나이팅게일>이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간호사들과 119구급대원들의 리얼한 삶의 현장을 이렇게 근거리에서 다룬 소설책은 없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위급 시에 만나는 119구급대원들과 병원에서 만나는 무수한 간호사들의 리얼 현장 스토리를 여과 없이 소설로 엮었습니다. 이 소설을 읽게 된다면 독자들은 그간 몰랐던 그들의 힘겨움과 애환에 놀라고 경악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때로는 사소하게 그들을 오해했거나 그들에게 종종 불평했던 일부 사람들은 다소 미안해질 수도 있습니다. 

 

나는 이 책 서두에, 책 제작비를 후원해준 백여 명의 눈부신 이름들을 모두 넣어 기념했습니다. 그분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이 책은 세상에 늦게 나왔거나 미뤄졌을 것입니다. 김명희 소설가의 키다리 아저씨였던 모든 후원자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남산도서관 강연모습     © 김철우 기자

 

3. 메디컬 장편소설 <헬로! 나이팅게일> 책을 내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메디컬 장편소설은 방대한 의학용어공부가 동반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그 당시에도 연일 청계광장 소라탑 광장 광화문광장 등에서 이 사회의 무관심과 캄캄한 의료행정에 분노한 간호사들의 집회가 이어졌습니다. 그런 중에 아산병원 간호사 투신자살, 서울 의료원 간호사 투신자살, 또 자살, 자살충격적인 뉴스가 연이어졌습니다. 나도 취재차 집회에 참석했고, 추모 시를 직접 써서 낭독하면서 그들의 고통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그들은 온몸을 던지며 비명을 질렀고, 이 사회에 구조요청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달라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나는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는 막중한 책임감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무수하고 방대한 의료용어와 병원현장과 간호사들의 동선은 절대 상상만으로 써지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고민 끝에 전국 간호사들의 다양한 단체를 검색해가며 그들을 찾아다녔습니다. 내가 여러분들의 고충을 사회에 알릴 테니 나의 집필을 도와달라고 게시판에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사회의 오래된 냉담과 외면에 지쳐 있었습니다. ‘이 사회는 바뀌기 힘들 것이라는 불신도 강했습니다. 그들이 섣불리 나섰다가는 병원 측에 찍히고 출신 학교까지 찍혀서, 장차 학교 후배들도 병원 취업이 막히는 불이익도 당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지쳐 포기하기에 이른 그들을 설득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나와 함께 이 사회에 호소하자고, 모두가 알게 되면 반드시 고쳐질 것이라고, 한 사람 한 사람씩이 책을 통해 설득해가자고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일이 있어도, 차라리 직종을 바꿀지언정, 소중한 목숨을 끊는 자살만은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고 당부했습니다. 끝없이 설득하니 내 간절함에 마음을 연 간호사들이 나를 돕겠다고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내 마음이 통했습니다. 오십여 명의전국 임상 간호사들이 합심해 단톡방을 만들고 나를 그곳으로 초대했습니다. 단톡방에 모인 간호사들은 주야 3교대를 하는 피곤한 몸으로, 매일 단톡방에 들러 하루 일어났던 사건과 사고를 들려주었습니다. 나와 간호사들의 대화는 새벽도 밤도 낮도 따로 없이 거의 일 년간 계속되었습니다.

 

▲     © 김철우 기자

 

4. 소설가님은 이 시대 간호사들과 어떻게 인연이 되셨는지요?

 

내게는 오래전 30여 년을 여섯 가지 합병증으로 병상에서 누워 살다 저세상으로 간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내 인생은 어쩌면 질병이 주는 삶 자체에 짓눌린 채 성장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한 집안에 환자가 생기면, 그 가족은 거의 붕괴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버티는 기간이 짧고 긴 차이만 있을 뿐 종래는 붕괴하고 맙니다. 나는 이런 심각성을 내 평생을 통해 겪었습니다. 그래서 집안에,의료종사자의 필요성을 더 절실히 느꼈는지도 모릅니다. 성장기였던 내 딸에게 간호사가 되길 바란 데는 암울한 내 유년과 긴 세월 병자였던 아버지로 인한 고통의 영향도 있었을 것입니다. 거기에 간호고등학교와 간호대학교에 다닌딸의 실습 이야기는 내게 더 직격탄이 되었습니다.

 

5. 메디컬 장편소설 <헬로! 나이팅게일>을 읽을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 주세요.

 

간호사라는 직업을 이 소설에서 다루었지만, 이것은 단지 하나의 예일 뿐입니다. 사실 목숨과 안전을 위협받는 열악한 환경에서 에 속하는 직종들이 대부분입니다. 얼마 전에도 기술고등학교를 졸업한 어린 학생이 위험한 작업현장에 홀로 남아 근무하다 끔찍한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고등학교를 겨우 마치고 작업적응훈련도 없이 현장에 투입된 우리 청년들이 무참히 희생되는 일이 연이어 벌어집니다. 이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참사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이런 가슴 아픈 희생들이 너무 많습니다. 신규간호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사람의 생명을 다뤄야 할 사람들입니다. 간호 대학교를 졸업하고 병원에 입사하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임상현장교육과정이 최소한 석 달이나 6개월은 반드시 주어져야 합니다.

 

이번 소설을 쓰면서 취재해 보니 모든 간호사가 이 점을 이구동성으로 외쳤습니다. 그런 물적 비용을 병원 측에서나 정부에서 지원해줘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있습니다. 병원이나 회사 측에서 수습기간에 필요한 비용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이는 회사와 사원 모두를 살리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그 안전장치가 없으니, 대명천지에 벌어져서는 안 되는 끔찍한 사고가 벌어지는 것입니다. 대부분 병원은 신규간호사들의 임상적응훈련 책임을, 담당 환자 돌보기도 정신없는 선배간호사들에게 무참히 떠넘기고 있습니다. 이유는 비용절감을 위해서입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이런 실정에도 왜 국민들은 잠자코 있는 것일까요? 이 문제는 결국 우리 가족이 아파 병원에 가면 바로 문제가 될 심각한 사안임에도 사회적 관심이 적습니다. 그러다 다양한 의료사고가 벌어지면 그때는 땅을 치고 울부짖고 병원 상대로 소송을 걸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때가 늦고 맙니다.

 

미국 다수의 간호사는 대한민국 간호 의료체계를 보고, 대한민국 병원에서는 매일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대한민국 간호사들에게 묻습니다.

너희 나라 병원에서는 어떻게 간호사 한 명이 환자 20명을 돌볼 수 있지? 정말 그게 가능해? 그렇게 해도 너희 나라 병원에서는 환자가 안전하게 살아서 퇴원하니? 만약 그렇다면, 그건 기적이야.”

 

내가 이 소설을 쓴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간호사들의 인권 처우개선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간호사들이 행복하고 노동환경이 쾌적해야 환자가 안전하고 회복이 빠릅니다. 결국, 이 소설은 간호사들을 위한 것이면서 동시에 당신 가정의 행복을 위해 쓴 의학 소설입니다.

 

당신 가족 중 누군가 아파 병원에 갔을 때를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미국이나 일본처럼 당신의 아픈 가족에게 수시로 다가와 보호자의 손길처럼 보살피고 간호해 줄 수 있는 환경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가. 그러나 우리나라 간호 의료현실은 생각보다 더 열악하고 암울합니다. 간호사 혼자 감당할 환자 수가 살인적이라는 사실은, 당신이 믿고 맡긴 병원에서 당신 가족이 언제든 치명적인 위험과 감염에 노출되어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간호사들의 절규를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간호사들의 비명을 외면하는 그 끝에, 우리 가족의 비명이 이어질 여지가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간호사들은 지금 치료가 시급합니다. 당신 가족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라도 간호사들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는 데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6. 소설가로서 또는 시인으로서 김명희 본인을 소개해 주세요.

 

나는 인권 시인, 인권소설가임을 자처합니다. 지금 각 분야의 구조적 모순과 고체화된 문제점이 심각하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압니다. 이는 한국전쟁 이후 경제자립 쪽에만 너무 치중했던 후유증이기도 합니다. 지나간 일을 꼬집자는 것이 아닙니다. 더 늦기 전에 사회 저변에 깔린 안전대책과 인권 불감증을 적극적으로 돌아볼 때입니다.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실타래가 엉켰다고 포기하고 손을 놓는다면, 절대 해결되지 않습니다. 하나하나 작은 실마리를 잡아 그곳에서 나부터 시작한다면, 시간은 걸려도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을 나는 믿습니다. 이마저도 안 하면 우리 사회는 정말 더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나는 누군가 안 한다면 나라도 하자는 주의입니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내가 예민한 사회문제를 반영한 리얼 소설과 시를 쓰는 행위도, 적극적인 동참의 일환입니다. 사회 안팎이 염증으로 욱신거리는데 시인 소설가들이 변죽만 울리는 글을 쓴다면, 이 사회 방부제 역할은 누가 맡겠습니까. 나의 인권 시()와 인권소설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이번 생에서 천직으로 알고 시와 소설을 쓰는 이유입니다.

 

7.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나는, 현재 세 가지 계획이 잡혀 있습니다. 우선 올해가 가기 전, 일본군 성폭력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위로할 기획시집을 준비 중입니다. 이 시집에는 그분들이 손수 그린 그림들과 저자가 쓴 맞춤형 시()를 하나씩 교차해 시집에 담을 계획입니다. 이 역시 광주 나눔의 집 할머니들께서 점점 더 연세가 드시고 세상을 뜨고 계시는 안타까움을 목도하면서, 예술가 중 누군가는 해야겠기에 내가 시작하려 합니다. 

 

또 하나는, 2년 전 집필을 모두 마친 제주 근대역사 장편소설을 올해 발간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세 번째 계획은, 5년 전부터 집필해 온 7권짜리 연작 청소년소설 시리즈물 중 1권과 2권을 완벽하게 퇴고하는 것입니다. 몇 년 전 이 장편을 시작한 이유가 있습니다. 나는 서울 남산도서관에서 [예비작가교실] 소설 창작반 고등부 강의를 맡고 있습니다. 나는 직업상 많은 청소년과 창작 강의로 직접적인 소통을 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보면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애국심과 자존감이 너무 없어 안타깝습니다. 어른으로서 사뭇 걱정이 앞섭니다. 나는 이번 7권짜리 연작 시리즈물을 통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소중한 정체성과 민족의 우수성을 들려주고 보여주려 합니다. 지금 모든 전체 스토리 구성과 기획은 이미 몇 해 전 끝났습니다. 그리고 제1권은 언제든 단행본으로 나올 준비가 된 상태입니다. 오랫동안 해왔던 이 작업을 위해 박차를 가하는 것이 올해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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